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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경기 분석/유럽 챔피언스리그

‘전술 변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평소와 다르게 보였던 펩의 전술 아이디어

마침내 과르디올라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트레블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 팀의 첫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자 트레블이다.
 
올 시즌 맨시티가 보여준 화력을 봤을 때 결승전에서도 그 화력이 나올까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물론 1-0으로 승리했고 경기를 주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꽤 고전했던 측면이 있었다는 의미다. 고전했던 이유를 봤을 때 인자기가 전술을 잘 준비한 점도 있었지만 다이아몬드 1-3-5-2 형태에서 중원에 1명씩 물린 점이 맨시티가 쉽게 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펩이 존 스톤스를 이전과 다르게 활용하면서 적극적으로 전진시켰기 때문에 바렐라가 아케에게 전진했을 때는 맨시티에게 상황이 유리하도록 풀릴 수 있었다. 스톤스를 활용해 쉽게 풀 수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필드에서 운영하는데 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맨시티는 스톤스를 통해 더 확실하게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다.
 
시모네 인자기의 1-4-2-3-1 형태가 변칙적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수비 위치를 잡았고 맨시티는 1-3-5-2 형태가 중원에서 다이아몬드 형태로 나오도록 위치를 잡았기 때문에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바스토니와 다르미안의 전진으로 어려웠는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인테르의 압박 강도가 떨어지면서 맨시티의 센터백들이 앞으로 더 나오는 타이밍과 맞물려 맨시티가 공격하기 꽤 편안 상황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전방에서 부터 수적으로 밀리기 시작하면서 포든이 공간을 쇄도하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간 점이 꽤 적중했던 타이밍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경기를 통해 펩의 선택이 궁금했던 포인트는 수비였다. 인테르의 1-3-5-2 형태는 수비 전술의 포인트를 잘못 두면 인테르가 의도하는 대로 분위기와 전술이 무너지기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펩은 인테르의 빌드업을 견제하기 위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1-4-2-3-1 형태를 가져왔는데 이전 수비 방식과 차이점은 홀란드와 더 브라위너가 투톱처럼 위치해서 중앙을 먼저 막고 윙어가 사이드에서 채널링을 통해 반대편까지 들어오는 수비 방식으로 인테르와의 중원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인테르가 2선 공간에서의 세컨드 볼 경합도 간격을 좁히면서 최대한 밀리지 않게 만들었기 때문에 인테르의 공격 전개 미스가 잦았던 점도 있었지만 맨시티는 최대한 인테르가 준비한 판을 절대 내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결국 이번 시즌 맨시티의 이야기는 트레블로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됐다. 시즌 초반 1-2-3-5 형태부터 시작해 부진을 겪자 토트넘 전 근처의 시점부터 시작해 선보인 1-3-2-4-1 형태는 결국 상대를 어떤 방식으로 나오게끔 유도해서 파생시킨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물론 공간은 파생시켰지만 누가 그 공간을 활용할 것인지 박스까지는 또 어떻게 들어올 것인지 등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완성되는 데 시즌 말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펩이 생각한 이 방식은 환상적이다 라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로 훌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