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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경기 분석/K리그

[김현우의 경기 분석] 과거와 달라진 수원의 전술

수원이 정말 오랜만에 슈퍼매치에서 승리했다. 서울을 상대로 빅버드에서도 승리가 한동안 없었던 수원이기 때문에 이번 승리가 반가운 이유도 있지만, 더 반가운 이유는 두 팀 다 파이널 B 그룹에서 수원의 상황을 더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고 흐름을 이어나가는 좋은 발판이 된 어려운 승리였다는 점에서 이 승리는 더 값진 승리인 셈이다.


□ 백3 vs 백4의 대결

박건하 감독은 김태환을 윙백으로 두고 타가트와 한석희를 투톱으로 세우는 1-3-5-2 전술을 활용했다. 김태환은 속도에 자신감 있는 선수이다. 공격수로도 뛸 수 있는 선수이지만 박건하 감독은 윙백으로 기용했다.

 

박혁순 감독대행은 김호영 전 감독대행이 세운 전술이라고 언급했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박혁순 감독대행이 경기를 풀어나가려는 의도가 담긴 경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 점에서 라인업을 살펴봤을 때 1-4-2-3-1 포메이션으로 공격에 무게감을 두었기에 슈퍼매치에서 얼마나 자신감이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라인업이었다.


□ 시즌 초반과 달라진 현재의 수원

수원은 시즌 초반처럼 라인을 많이 낮추지 않았다. 물론 라인을 높인 것도 아니지만 시즌 초를 생각한다면 분명 라인에 대한 변화도 있는 것은 확실했다.

 

박건하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도 백3를 활용하면서 수비 상황에서는 윙백도 같이 수비라인에 합류하는 1-5-4-1 형태를 보였다. 수원이 1-5-4-1 형태를 보이면서 포인트는 서울의 2명의 윙어와 2명의 풀백이 같이 전진한다면 이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였다. 이에 대해 박건하 감독은 양쪽 측면에서 2가지의 모습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서울의 공격 전개가 오른쪽에서 시작된다고 가정했을 때, 포메이션 무게감을 왼쪽으로 쏠리게 두면서 풀백의 전진을 미드필더가 제어하고 윙백과 윙어가 1v1 상황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때 3선 미드필더 3명이 한쪽으로 무게를 쏠리게 만들면서 왼쪽에서는 서울이 전개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서울이 측면에서 볼을 전개하면 후방으로 무르거나 측면에서 고립되는 순간이 발생했다.

 

만약, 서울의 공격 전개가 반대쪽으로 롱 볼로 전환된다면 이에 대한 수비도 꼭 필요했다. 반대쪽에는 왕성한 활동량과 속도에 문제없는 김태환 선수가 위치하기 때문에 볼이 길게 전환될 때는 끊어 내고 역습 상황을 가져가게끔 언제든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원이 측면 수비 방법 2가지를 생각했는데 서울에게 아쉬웠던 점은 후방을 거쳐 3~4차례 불필요한 과정을 거친 점과 롱 볼을 단순히 전환하는 용도로 쓰인 점이다. 후방에서 짧은 패스로 수비수를 거쳐 볼이 전환되면 상대의 수비 진영을 움직이게 할 수 있겠지만 패스 속도에 맞춰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상대의 수비에 허를 찌르기 어렵다. 그래서 롱 볼에 능한 오스마르가 있고 수원 수비 무게감이 측면에 몰려있고 풀백이 전진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전진할 수 있는 공간을 향해 볼을 길게 전환했다면 허를 찌를 수 있었을 것이다.


□ 서울에게 딜레마 같았던 상황들

서울은 수비 상황 시 4백을 기반으로 수비했다. 1-4-5-1이라 봐도 무리는 없지만, 윙어와 정현철은 후방에 내려와서 수비 영향력은 떨어졌다. 이 뜻은 수비보다 공격에 집중하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전방에서 볼을 차단할 생각으로 보여진다.

 

수원에 2명의 윙백은 풀백과 1v1 상황을 주로 마주하면서 측면에서 쉽게 크로스 하거나 진입하기 굉장히 쉬웠다. 특히 이 상황에서 서울의 딜레마가 발생하게 된다. 수원 윙백이 측면에 있을 때 풀백이 전진하면서 풀백 센터백 간의 공간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공간을 채워줄 필요가 있었다. 물론 센터백이 측면으로 옮기면서 수비 전체 벨런스를 측면으로 옮겨도 됬지만 수원이 투톱을 운영하면서 센터백들의 발목을 묶어놓은 셈이어서 오스마르나 김원식이 공간을 메꾸는 수비 방식을 보였다.

 

오스마르가 주로 문제의 공간을 메꾸어 주면서 서울이 맞이한 문제점은 페널티 박스 바깥에 김원식 혼자 수비하면서 중거리 슈팅에도 위험 부담이 생기면서 딜레마 같은 상황이었다. 또한 타가트와 한석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중볼 경합을 통해 세컨드 볼을 노리기 위해 고승범, 박상혁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고 김태환도 안쪽으로 좁혀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면서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숫자 싸움을 펼쳤다.

 

수원의 공격 방식을 살펴봤을 때 서울의 입장에서는 어떤 수비 시스템을 선택하든 감소해야 할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에 애매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수비 숫자를 늘려야 어느 정도 해소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