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에 3번의 수비 실책으로 3실점 한 첼시는 후반전 추가시간 끝에 간신히 WBA와 비기면서 승점 1점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경기에서 첼시는 지난 2경기와 다르게 공격진들의 조합을 어떻게 맞추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지 못했고 램파드의 생각이 더 깊어지고 있는듯했다. 이번 분석 칼럼에서는 첼시 전술의 문제점과 의도했던 전술 포인트를 짚어볼 것이다.
□ 램파드의 1-4-2-3-1 포메이션 의도는 무엇일까?
램파드는 굉장히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1-4-2-3-1 포메이션 자체는 균형 잡혀있는 포메이션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 안에 들어가는 선수들은 공격 쪽에 무게를 더 둔 라인업이다. 심지어 풀백까지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선수들이다.
단순히 라인업만 봤을 때 베르너의 활동량을 기반으로 타미와 호흡을 맞추면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그림을 그린 것 같다. 또한 마운트는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오른쪽 윙어로 출현했지만 공격진 중 수비에도 많이 기여한 선수였다.
□ 표면적으로 나타났던 첼시의 문제점
램파드는 이번 경기에서 1-4-2-3-1 포메이션을 꺼냈지만 전반전에는 1-4-2-2-2 포메이션에 가까웠다. 2선 중앙에 있는 하베르츠가 오른쪽 측면 또는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하면서 1-4-2-3-1 또는 1-4-2-2로 혼용되었다.
하베르츠가 2선 중앙에 위치하면서 캉테와 코바치치는 자연스레 3선에 위치하면서 중원에서 3미들 체제로 경기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캉테와 코바치치가 중원에 위치하면서 전진을 자제하고 하베르츠의 수비 가담을 덜어주면서 공격에 집중시켰다.
램파드는 하베르츠를 전진시키면서 WBA가 1-5-4-1 포메이션을 사용하면서 5명 사이에 4명의 첼시 공격진(베르너, 아브라함, 마운트, 하베르츠)이 위치하게 두면서 움직임으로 5백의 균형을 흔들리도록 시도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과정 속에서 WBA의 왼쪽 측면 즉 첼시는 오른쪽 측면을 공략 대상으로 삼고 리스 제임스가 측면에서 크로스 하는 패턴 속에서 하베르츠나 마운트가 측면으로 나올 때 남은 3명의 선수 동선이 중앙으로 동시에 겹쳐지면서 공격 패턴 자체가 국한된 모습을 보였다.
2선에 위치하는 선수들 3명이 좁은 공간에서 지역별로 수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겠지만, 첼시의 공격진들 공격 폭이 굉장히 좁은 상태이기 때문에 동선도 겹치고 볼이 측면으로 전개될 경우 측면에서는 전개되는 현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편, 첼시의 왼쪽 측면에서는 알론소가 스피드에 대한 약점을 인식해서인지 높게 전진하지 않고 안쪽으로 좁히는 상황이 더 많았기 때문에 첼시의 공격 패턴은 경기장을 넓게 활용하기 보다 부분 지역만 활용하면서 제한적인 공격 패턴을 보이면서 굉장히 답답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WBA의 라인 관리를 하는 1-5-4-1 포메이션을 상대로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 잘 나타나지 않았던 첼시의 공격 패턴은 무엇일까?
첼시의 공격 상황 시 포메이션은 1-4-2-4로 보이는 경우는 앞서 언급했듯이 있었다. 하베르츠와 마운트가 주로 오른쪽 측면을 공략하고 아브라함과 베르너는 하베르츠와 마운트보다 상대적으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좁힌 상황에서 투톱을 유지했다.
오른쪽에서 첼시가 가져가는 패턴은 두 가지다. 리스 제임스나 하베르츠가 측면에서 대각선 패스를 통해 마운트가 바틀리와 오세하 사이를 침투하면서 페널티 박스 안쪽에 있는 아브라함과 베르너에게 패스하는 패턴이다. 이 과정 속에서 하베르츠가 내려가면서 수비를 유인한 후 마운트가 대각선으로 침투해 들어가면서 제임스에게 하베르츠가 볼을 받은 후 다이렉트 패스로 마운트에게 전달하면서 간결하면서 파이널 써드로 접근하는 패턴이 여러 차례 보였다.
이 외에 또 다른 간단한 공격 패턴은 제임스를 전진하게 만들어 주면서 크로스로 공략하는 패턴이었다. 이 2가지 패턴 중 먼저 언급한 패턴이 4명의 공격진들을 활용하기 좋은 패턴이었다. 이 패턴이 볼이 몇 차례 파이널 써드까지 접근하는데 성공했지만 득점까지 이어지지 못했기에 눈에 띠지 못한 공격 패턴이 되어버렸다.
첫 번째 패턴을 첼시가 구사하면서 타미와 베르너가 서로가 위치한 곳에서 서로 위치를 스위칭하면서 침투해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는 장면들이 전반전을 비롯해 후반전에도 몇 차례 나왔다. 이러한 선수들의 움직임을 봤을 때 램파드가 투톱으로 베르너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타미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첼시가 후반전에는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램파드가 하프타임 때 2명의 선수를 빠른 타이밍에 바꿨는데 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속도에 약점이 생기면서 상대는 오른쪽 측면을 공략 대상으로 삼았고, 팀의 공격 상황 때도 속도가 느리다 보니 전진하기 보다 상대의 역습을 대비하다 보니 이제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또한 오도이의 투입은 첼시가 페널티 박스 안쪽까지 접근하는데 성공했지만 WBA가 5백을 사용하면서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득점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측면부터 상대 측면 조직에 균열을 내면서 수비 균형을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후반전부터 캉테가 수비라인 앞에서 원볼란테 형태로 경기를 시작했다. 상대가 3골을 먼저 넣고 수비에 집중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캉테의 원볼란테는 큰 무리 없이 상대의 역습 흐름을 차단하고 간단한 패스를 공급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캉테에게 큰 어려움은 아니었다.
전반전에 첼시의 공격진들이 전진하면서 코바치치와 캉테가 중원을 지켰다면 후반전부터 마운트와 넓은 활동량을 보여주면서 캉테를 보좌하며 마운트와 하베르츠가 더 높은 위치로 전진했다. 또한 베르너와 타미와 오도이는 적절한 간격을 두면서 1-4-3-3의 포메이션을 형성했다. 램파드의 1-4-3-3 변화는 중앙으로 밀집됐던 전반전의 선수들 포지셔닝을 중앙과 측면을 골고루 분배해 주며 풀백들의 오버래핑까지 적극적으로 올라가면서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램파드가 다시 팀의 균형을 맞추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지만, 경기 결과로 봤을 때 이번 경기도 실패한 조합이다. 프로팀과 경기하면서 맞추는 조합이 시너지가 터져야 하는 시점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것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분명하지만 팀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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