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는 리버풀에게 0 대 2 완패했다. 전반전 크리스텐센이 퇴장당하기 전까지 첼시의 흐름은 꽤 날렵했으며 몇 차례 좋은 기회도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램파드의 베르너와 하베르츠를 공존하기 위한 전술이 보였는데 위협적인 장면은 있었으나 크리스텐센이 퇴장당하면서 리버풀에게 수적으로 불리해지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완패하는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 첼시와 리버풀 라인업
램파드는 이번 경기에서 제로톱을 선택했다. 하베르츠를 톱 자리에 두면서 베르너와 마운트를 윙어로 배치했는데, 한 가지 주목해 볼 포인트는 왼쪽에서 주로 뛰는 마운트가 오른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마운트의 위치 변화는 베르너가 왼쪽으로 돌아 뛰기 편한 선수인 만큼 베르너의 장점을 활용해 주고 마운트를 희생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이 외에 첼시의 선발 라인업은 지난 시즌과 비슷한 라인업이었다.
클롭은 경기 시작 전 뜻밖의 위기를 맞이했다. 고메즈와 마팁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센터백에 뛸 대체자를 찾아야 했는데, 클롭은 파비뉴를 대체자로 선택했다. 이 외의 라인업은 지난 1R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 첼시의 수비
램파드는 베르너와 마운트 하베르츠를 수비 상황에서 활용하는 방식을 지난 시즌과 다르게 운영했다. 지난 시즌 첼시는 강팀과 경기에서 윙어의 수비 포지셔닝을 낮추면서 하프 스페이스에서 상대 움직임을 제어하려는 움직임이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적인 실험을 했다.
마운트와 베르너에게 수비적인 임무를 부여하면서 상대 공격이 측면에 위치했을 때 수비하는 것 외에 부여받은 임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볼을 뺐는 순간 공격하는 포지셔닝을 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램파드가 이번 시즌 2경기 동안 보인 수비 전술 특징이 하나 있다. 알론소가 살라를 맨 마킹하면서 방해하는 것이다. 이 수비 부분 전술은 지난 시즌에도 알론소가 살라를 압박할 때 속도가 상대적으로 많이 느리다 보니 살라를 압박하기 위한 전술로 쓰였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단순히 살라의 움직임을 압박하는 것 같지 않았다.
지난 브라이튼과의 1R 경기에서도 첼시는 브라이튼을 상대로 한 쪽 측면으로 균형을 두면서 제임스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수비 운영이 보였다. 이는 한쪽 측면에서 간격을 좁혀 볼 배급을 어렵게 만들면서 반대쪽 측면으로 쉽게 전환하지 못하게 두었다. 물론 제임스의 안쪽으로 좁혀진 포지셔닝은 아쉬운 포지셔닝과 더해 브라이튼이 투톱을 활용하면서 비롯되었지만 지난 경기 마운트의 수비 자세도 상대가 측면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환되지 못하게 막는 자세였기 때문에 램파드가 수비 운영 방식을 지난 시즌과 다르게 바꿔가고 있다.
□ 첼시의 공격 패턴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시즌 첼시는 징계로 인해 여름에 한 명도 영입하지 못하고 겨울에는 추가 보강하지 않으면서 이번 시즌은 많은 선수들이 첼시로 영입되었다. 또한 공격진들이 교체되면서 이번 시즌은 새롭게 맞춰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리버풀, 맨시티 더 나아가 뮌헨처럼 공격진들이 호흡을 단시간 맞추기에 큰 무리가 있다. 램파드는 호흡을 맞추어 가는 과정 속에서 선수들의 합을 찾고 있는 과정인 셈이다.
첼시가 이번 경기에서 보인 공격 패턴 의도는 하베르츠를 톱 자리에 두는 것이 시작이다. 하베르츠는 지난 경기에서 오른쪽 윙어 자리에 나왔지만 수비 가담이 부족하면서 다소 아쉬웠지만 번뜩이는 패스는 종종 보였다. 따라서 램파드는 이번 경기에서 하베르츠에게 수비 가담을 줄일 수 있게 톱 자리에 배치하며 베르너와 마운트에게 수비 가담을 조금 더 주는 상황을 만들었다.
하베르츠는 흔히 펄스 나인처럼 가짜 공격수 역할이었다. 그러나 하베르츠가 움직이는 범위는 단순하게 내려와서 헨더슨과 충돌하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개념이 아니었다. 보통의 펄스 나인은 내려왔다가 올라가면서 센터백과 경쟁하지만 하베르츠가 공략할 위치는 중앙이 아니었다. 때문에 반 다이크, 파비뉴와 같이 경쟁하는 모습을 램파드가 그린 것은 아니었다.
하베르츠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주로 움직이면서 베르너와 마운트에게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 같은 존재였다. 특히 왼쪽에서 베르너와 같은 측면에 위치하면서 순간 속도로 베르너가 측면을 공략하는 패턴을 자주 만들었다. 특히 베르너의 상대가 아놀드가 아니라 파비뉴였기 때문에 속도로 공략하기 충분했다. 한편, 아놀드는 알론소를 견제하는 듯한 포지셔닝이었다. 이 포지셔닝으로 인해서 첼시가 후방에서 측면을 활용해 경기를 풀어나가기 굉장히 힘들어졌다.
다시 첼시의 공격 패턴으로 돌아와서 베르너가 측면을 공략하며 안쪽으로 좁혀 들어와서 파비뉴에게 여러 차례 막히기도 했지만, 측면을 하베르츠를 통해 전환했을 때 캉테가 가져오는 공격 부분이 아쉽게 마무리 짓지 못했다. 단순히 캉테가 잘했다 못했다에 핀트를 둘 것이 아니라 램파드가 만들어가는 공격 전술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글쓴이의 생각은?
이번 경기를 통해 램파드는 단순히 지공에 능한 팀이 아니라 속도를 갖추고 측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려는 팀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100% 완벽한 스쿼드도 아니지만 완벽한 스쿼드여도 선수들의 조합과 호흡을 맞추어 가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벌써부터 램파드의 첼시를 지금부터 평가할 필요는 없고 그래서는 안된다. 충분한 시간이 그에게 필요하고 그 이후에 평가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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