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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경기 분석/EPL

[김현우의 경기 분석] 위기 속의 선보인 펩의 공격 전술

맨체스터 시티는 1R에서 지난 시즌 리그에서 2연패한 울버햄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시티는 지난 시즌 활약한 B.실바, 귄도안, 라포르테. 가르시아 등 선수들이 코로나로 인한 결장 또는 부상으로 1R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쿼드가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특히 귄도안, B.실바는 코로나 질병과 허벅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지난 시즌과 다른 공격 패턴을 보였다.


□ 제한된 상황 속에 나온 베스트 스쿼드

펩은 새로 영입 된 아케를 먼저 선발 라인업에 등록했다. 이 외에 기본적인 4백 라인을 유지했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수비형 미드필더(로드리, 페르난지뉴) 2명을 동시에 선발 시킨 점이다. 물론 이전 시즌에도 로드리와 페르난지뉴를 동시에 선발 기용했을 때 페르난지뉴를 센터백으로 기용시켰으나 이번 경기에서는 다르게 활용되었다.

 

누누 감독은 백3를 기반으로 수비할 때는 1-3-5-2 형태를 보였지만 공격 상황에서는 1-3-4-3 포메이션을 보이면서 변칙적인 전술을 활용하면서 시티를 상대했다.

 

 

 

 

 

 

 

 

 

 

 

 

 

 


□ 후방 빌드업

펩은 후방 빌드업 단계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수비형 미드필더 중 1명이 센터백 사이 또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공격 전개의 흐름에 따라 위치가 조정됐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 사이에 내려가서 좁은 형태의 백3를 형성하고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는 앞쪽에 위치하면서 다이아몬드 형태가 되면서 투톱을 운영하는 울버햄튼의 전방을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3가 좁은 형태로 좁혀지고 울버햄튼은 2명의 공격수가 방해하는 입장이다 보니 수적으로는 불리해지고 후방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서 시티의 전개가 측면으로 멘디 또는 워커에게 이루어질 경우 측면 윙백 혼자 남는 울버햄튼 상대로 치명타를 남길 수 있었다. 물론 3선의 측면 협력 수비가 있었지만 바로 측면 전개를 대응할 수는 없었다.

 

시티는 후방에서 센터백부터 시작되는 빌드업과 롱 볼로 바로 하프라인으로 볼을 투입하기도 했는데 센터백부터 빌드업을 시작할 때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오지 않는 이상 울버햄튼과 수적이 2v2로 동일해지기 때문에 로드리나 페르난지뉴는 하프 스페이스 쪽으로 이동해 센터백들의 패스 선택 폭을 넓혀주면서 볼을 안전하게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울버햄튼의 1-3-4-3 포메이션은 공격 상황에서는 날카로울 수 있겠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하프 스페이스 공간 노출로 1명을 내려 3선을 두텁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펩은 이 점을 잘 활용했다.


□ 마법의 사각형

시티가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보인 특징은 3개의 사각형을 형성하면서 공격 전개를 하는 점이다. 상대 진영에서 3개의 사각형을 보이는 것을 마법의 사각형으로 표현되는데, 과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비슷하게 자주 보였던 전술이다.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후방 빌드업을 도울 때는 1명이 내려가고 백3 앞에 1명의 선수가 배치되면서 다이아몬드 형태를 띠지만 볼이 전개 어느 정도 전개된 상황에서는 2명의 센터백 앞에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배치되었다. 후방부터 만들어지는 이 사각형은 시티가 후방부터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2선과 1선도 사각형 형태를 띠면서 8명의 선수가 3개의 사각형을 띠고 있다.

 

이 전술은 시티의 선수들이 오랫동안 볼을 소유하지 않고 간결하게 패스하며 빠르게 투톱이 위치한 곳으로 볼을 공급해야 지속적으로 4명의 선수와 볼을 소유한 점을 포함해 수적 우위를 가져가야 한다. 상대가 1-4-4-2 또는 1-3-5-2이든 중앙에서는 볼을 소유하지 않았다면 1v1 압박과 맨 마킹이 가능하기 때문에 볼을 빠르게 공급해야 상대의 시선도 뺐어가면서 더 치명적인 공격 찬스를 만들 수 있다.

 

데 브라이너와 필 포덴은 양쪽 윙백들과 스위칭하는 움직임도 같이 보이면서 측면과 중앙 지역에서 많은 영향력을 보였다. 특히 오른쪽 측면에는 워커도 안쪽으로 들어올 때 필 포덴은 측면으로 빠지면서 공격에 가담하며 선수들이 보유한 다양한 스타일을 활용했다.

 

펩이 이 전술을 사용한 이유를 추측해 볼 때, B.실바와 마레즈와 귄도안의 결장으로 주어진 선수들을 고려했을 때 효과적인 하프 스페이스 공략이 어려움과 데 브라이너의 고립될 수 있는 위험성을 추측해 봤을 때 나온 전술로 판단된다. 마법의 사각형 전술은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가장 큰 장점은 2선에서 상대 지역에 고립될 경우 상대 수비 압박 비중을 2선에 좁혀 들어온 또 다른 1명의 선수로 인해 비중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필 포덴이 데 브라이너의 받는 압박의 비중을 덜어준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