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아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르테타의 아스널은 최근 흐름이 굉장히 좋다. 2위인 맨시티와 간격 차이도 꽤 벌어진 상황이고 더비전 승리로 상승세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 아스널이 이길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좋은 분위기? 선수들의 절정인 폼? 아니면 반대로 토트넘의 자멸? 아마 아스널이 잘 나갈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여러가지 답들이 나올 것이다.
이 경기를 아스널이 완벽한 승리의 흐름으로 가져갈 수 있었던 요인은 개인적으로 두 가지였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디테일하면서도 짜임새 있었던 프레싱과 두 번째는 우리가 압박을 받더라도 필드에서 풀어나올 수 있는 시야 체크가 굉장히 좋아진 점이다.
두 팀이 필드에서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점은 압박과 수비 간격이 짜임새 있고 좁혀지지 못하더라도 선수 개인에게 압박하면서 부담스러운 상황들을 만들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두 팀의 대처는 극명하게 갈렸는데 아스널은 압박을 받으면서도 어떤 공간에서 우리가 압박을 풀어낼 수 있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이 시야 체크와 상황 파악을 빠르게 해나갔다.
그래서 경기를 90분 봤을 때 '왜 이렇게 토트넘의 압박이 엉성하지?' 라고 느낄 정도로 토트넘의 간격에도 문제는 있었지만 아스널 후방에 있는 선수들의 상황 판단 능력이 굉장히 빨라진 점도 아스널이 쉽게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었다. 이후 펩의 맨시티 처럼 스위칭을 통한 공간 창출과 지속적으로 반대편으로 짧게 전환해주면서 결을 살리는 패턴들을 보였을 때 토트넘은 애먹을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토트넘은 아스널과 다른 축구를 하는 스타일의 팀이다. 직선적이고 속도를 살리는 역습을 보여주는 팀인데 이번 경기 여러가지 문제들이 겹치면서 지금의 상황이 됐다고 생각이 든다.
직선적이고 속도를 살리는 과정에서 토트넘이 가장 잘 보여준 패턴은 케인을 9.5번 처럼 활용해 피지컬로 버텨주고 양 사이드로 공간을 향해 쉽게 뿌려주거나 윙백을 보고 찔러주는 상황들이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케인의 폼은 이전보다 못할 뿐더러 후방에서 U자로 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 부터 꾸준히 언급했던거 같은데 다이어가 충분히 볼 받을 수 있는 위치를 꾸준하게 잡고 있기 때문에 미드필더의 떨어지는 영향력부터 전방에 부족한 공격 숫자 등등 지금의 문제를 100% 다 풀어 낼 수 없어도 대략 30~40%의 문제점들은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인데 다이어의 공간을 찾아가는 움직임을 활용하지 못하는 점은 굉장히 아쉽다.
결국 라이벌 팀이지만 두 팀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영상 - https://youtu.be/PrYsz1PZm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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