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유럽 대항전 우승 팀들의 경기에서 슈퍼컵 다운 경기가 나왔다. 로페테기는 초반에 뮌헨을 고전하게 만들면서 먼저 선제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했고, 플릭은 초반에 고전했지만 다른 공격 패턴이나 세비야의 약점을 파악한 후에 약점을 공략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 스코어를 봤을 때 세비야가 패했지만 두 감독이 보인 전술 싸움으로 굉장히 알찬 경기였다.
□ 양 팀의 선발 라인업
플릭은 티아고가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티아고의 역할을 키미히가 미드필더에서 수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키미히가 미드필더로 활약하면서 이에 대한 공백은 파바르가 채웠고 지난 시즌 챔스에서 활약한 데이비스 대신 에르난데스가 왼쪽 수비수 자리를 채웠다. 이외에 사네가 선발로 경기 출전하면서 속도에 자신감 있는 양쪽 윙어가 나왔다.
로페테기는 뮌헨을 상대로 1-4-2-3-1 포메이션을 준비했다.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다른 변칙을 두지 않고 본인들이 세울 수 있는 최적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 세비야의 공간 유도를 위한 압박
세비야의 압박 포지셔닝을 파악했을 때 로페테기의 압박 의도는 오른쪽 공간을 활용했다.
1-4-2-3-1의 포메이션을 고려했을 때 라인을 올리고 상대를 압박했을 때 상대 센터백과 측면 풀백을 한 번에 커버하는 방식은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만 수비라인 앞을 커버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따른다.
로페테기는 뮌헨이 측면으로 볼을 옮길 때 윙어는 해당 측면에 있는 센터백에게 압박하며 반대쪽 측면 전환으로 전환하지 못하게 더 용은 반대 센터백 패스 경로를 차단하고 라키티치는 코어를 압박하면서 3선에서는 후방 빌드업을 도우러 가는 선수를 마크하는 시스템을 보였다. 볼이 풀백에게 도달했을 때 풀백이 같이 따라 들어가 압박하면서 측면으로 공간을 조여오는 시스템을 보였다. 즉, 측면 공간으로 들어오게 만들도록 유인한 것이다.
결국 세비야의 압박은 뮌헨이 측면에서 롱 패스로 반대로 전환하는 패스를 못하게 만들면서 뒤로 무르게 만들었다. 뒤로 무르는 과정 속에서 노이어를 통해 측면으로 전환되기도 했지만 뒤로 무르면서 압박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롱 패스로 세비야는 소유권을 자주 찾아왔다. 뮌헨이 압박에 대해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건 로페테기의 압박 의도와 정확했다.
한편, 오캄포스는 왼쪽 측면에서 수소와 같은 역할이었다. 이 압박은 주로 세비야의 오른쪽 측면에서 자주 이루어졌고 반대쪽 윙어는 뮌헨이 측면을 전환하는 상황을 대비한 포지셔닝을 취했다.
□ 세비야의 지역 수비를 통해 힌트를 얻어 낸 플릭
세비야가 매번 상대 지역에서 압박하지 못하기 때문에 1-4-4-2 형태로 지역 수비를 준비했다. 뮌헨의 공격 전개가 어디까지 왔냐에 따라 1-4-4-2 또는 1-5-4-1로 두 가지 형태로 수비했다.
1-4-4-2 포메이션은 뮌헨이 후방에서 볼을 소유할 때 유지했다. 특히 플릭은 세비야의 1-4-4-2 형태에서 나오는 2가지 약점을 파기 시작했다. 세비야가 수비 진영을 유지한 상황에서 롱 볼을 대비하기 위해 수비 라인이 낮아지거나 높아질 때 수비라인과 3선 간격이 넓어지면서 후방에서 수비수 배후 공간으로 볼을 투입하면서 레반도프스키가 떨궈주는 세컨드 볼을 넓어진 공간에서 활용하는 공격 패턴을 보였는데 이는 뮌헨의 첫 번째 골이 위 문단에서 설명한 패턴과 유사했다.
또 다른 약점은 빨간색 측면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세비야는 뮌헨의 빌드업이 2선까지 전진했을 때 페르난도가 수비라인으로 내려가면서 5백을 형성했는데, 뮌헨 빌드업이 후방에 위치할 때 1-4-4-2 상황에서 레반도프스키, 뮐러 안쪽으로 좁힌 윙어 2명까지 더한다면 세비야는 간격을 좁혀 이들을 견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빨간 측면 공간을 풀백들이 오버래핑하면서 점유하거나 윙어와 풀백이 스위칭하며 공간을 점유하게 만들어 자유자재로 세비야의 수비 진영을 넓혔다 좁혔다를 세비야가 판단해서 컨트롤하는 게 아니라 뮌헨이 유도하면서 뮌헨이 컨트롤하게 만들었다.
한편, 이 과정 속에서 세비야의 문제점이 한 가지 더 드러났다. 풀백이 넓은 공간에 위치한 선수에게 접근할 때 풀백과 센터백 사이의 간격이 넓게 벌려지는 문제가 생기는 문제다. 물론 페널티 박스 안에 윙어와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위치했기 때문에 가운데 공간을 못 내주기 때문에 벌어지는 간격이었다. 플릭은 안쪽에서는 많은 수를 두면서 사이 공간은 윙어가 점유하게 만들면서 하프 스페이스를 후반전부터 더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뮌헨의 선수들이 단순히 기량만 좋은 게 아니라 플릭이 상대가 잘 못하고 있는 것을 캐치해 활용하는 점과 상대가 상대 스스로 조직을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뮌헨이 상대를 컨트롤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를 쥐락펴락하게 만드는 것이 경기 결과보다 더 인상 깊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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