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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경기 분석/유럽 챔피언스리그

[김현우의 경기 분석] 나겔스만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

라이프치히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꺾고 클럽 역사상 첫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소 이변으로 보일 수 있는 경기 결과이지만 이번 경기만을 두고 봤을 땐 라이프치히가 이길만한 경기였다. 양 팀의 경기 양상도 점유율로 봤을 때 6vs4 비율로 라이프치히가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물론 점유율 한 부분에 대해서 경기를 이겼다고 평가할 순 없지만 주도권이 잡은 팀이 어디인지는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이색적인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나겔스만

나겔스만은 이색적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이 경기에서 여러 포메이션들을 가지고 나왔지만, 가장 대표적인 1-3-3-3-1 포메이션이었다. 할스텐베르크와 우파메카노, 클로스터만을 기반으로 3백을 맞추었다. 앞선에서는 앙헬리뇨, 캄플, 레이마르가 3선에 위치했으나 사실상 캄플과 2선에서 내려와 중원을 지키는 방식이었고 앙헬리뇨와 레이마르는 양쪽 윙어였다.

 

시메오네는 펠릭스의 선발 대신 요렌테를 선발 라인업에 올리면서 코스타와 투톱을 이루게 만들었고 1-4-4-2 형태로 경기 운영을 준비했다. 카라스코와 코케는 양쪽 윙어로 나오면서 카라스코는 윙어에 가까웠지만 코케는 하프 스페이스 위치를 활용한 공격 임무를 수행하였다.


□ 여러 포메이션을 선보였던 라이프치히

이번 경기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 중 하나는 라이프치히가 유연하게 여러 포메이션을 소화하는 상황이다. 이 경기에서 라이프치히가 보였던 포메이션은 1-3-3-3-1, 1-4-2-3-1, 1-4-4-2 등 대표적인 3가지의 포메이션이 나타났다.

 

세 가지 포메이션 중 1-4-2-3-1 형태를 보였던 상황은 수비 상황이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로디 또는 사울이 후방으로 내려가 3백을 형성한 뒤에 빌드업 하기 시작했다. 특히 사울이 내려갈 경우 코케가 내려가 로디는 윙백으로 올라가며 카라스코가 포워드 역할을 수행하는 변칙적인 전술이었다. 반대로 로디가 3백을 형성하는 스토퍼가 될 때는 카라스코가 윙백처럼 움직임을 가져갔다.

 

라이프치히는 상대의 3백에 따라서 공격 흐름이 왼쪽 또는 오른쪽이 선택됐을 때 폴센이 센터백을 측면으로 유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압박하며 2선 측면에 있는 은쿤쿠, 사비처는 풀백을 압박하고 올모는 미드필더를 압박하는 형식이었다. 만약 은쿤쿠가 위치하고 있는 측면에서 압박을 할 때에 사비처도 같이 중원에 있는 미드필더를 같이 압박하는 형태이고, 풀백들의 포지셔닝을 보면 코스타와 요렌테도 아예 갇혀있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폴센 밑에서 2선 중앙에 있던 올모의 움직임 따라서 1-4-2-3-1에서 1-4-4-2로 바뀌게 되는데 에레라나 사울의 움직임에 따라서 간헐적인 1-4-4-2 형태가 완성되었다. 여러 형태로 바뀌는 꼬마의 후방 빌드 업을 제어하려는 플랜A 안에 들어있는 플랜A-의 경기 운영 방식이었다.

 

라이프치히의 전방 압박 포지셔닝에 꼬마(이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후방에서 볼을 안정적으로 빌드업 할 루트도 없어질뿐더러 롱 볼로 코스타를 타겟으로 두고 패스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센터백 우파메카노는 공중볼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이기에 이번 경기에서도 코스타와의 경합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고 나겔스만의 최종적인 압박 성공의 그림은 우파메카노의 경합 승리 후 볼을 되찾아 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인적으로 꼬마가 후방에서 다 읽혀 들어가면서 3선에서부터 빌드업이 막히기 때문에 요렌테가 내려와 빌드업에 관여하거나 후방에서 로디 또는 사울이 센터백에 합류했을 때 볼을 가지고 올라오는 장면이 라이프치히 압박을 흠집 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 공격 상황과 공격 패턴

공격 상황에서는 수비 상황과 완전히 다른 포메이션이었다. 1-3-3-3-1 포메이션을 선보였는데, 사실상 1-3-1-5-1로도 판단할 수 있으나 관점의 차이다.

 

할스텐베르크 우파메카노 클로스터만으로 이루어진 3백과 앞선에 캄플이 있으면서 후방에서는 투톱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거두면서 2선에서 은쿤쿠 또는 사비처가 내려와 빌드업에 관여하는 후방 운영 방식이었다. 앙헬리뇨와 레이마르는 윙어처럼 넓게 위치하고 은쿤쿠와 올모, 사비처는 2선에 위치하면서 좁게 위치하는 포지셔닝이었다.

나겔스만의 1-3-3-3-1 포메이션의 의도는 윙어(앙헬리뇨, 레이마르)가 측면에 있을 때 우파메카노가 전진하면서 양쪽 측면으로 볼을 공급하는데, 2선에 있는 선수들을 꼬마 3선에서 견제하면서 자연스레 꼬마의 풀백 vs 라이프치히의 윙어 구도가 형성된다. 윙어는 넓게 위치하면서 풀백의 포지셔닝을 바깥쪽으로 유도하면서 생기는 공간을 자연스레 사비처, 은쿤쿠가 침투하면서 측면까지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이 패턴은 이번 경기에서 대표적으로 자주 나온 공격 패턴이었다.

 

윙어(앙헬리뇨, 레이마르)가 볼을 측면에서 받았을 때에는 1~2터치 내에 측면으로 침투하는 2선 선수들에게 볼을 공급해 줘야 하며 볼을 받은 은쿤쿠 또는 사비처는 컷백보다는 크로스로 페널티 박스에 많은 선수들을 상대로 크로스를 올리는 패턴이었다. 이 방식 외에도 윙어가 침투하기 위한 이타적인 플레이도 볼 수 있었으며 나겔스만의 플랜A 공격의 여러 파트를 볼 수 있었다.

 

나겔스만의 공격 전술에서 가장 핵심 포인트는 센터백의 전진이었다. 꼬마가 1-4-4-2 형태로 수비하는 상황에서 2선에서 내려가 중원 빌드 업을 돕는다면 꼬마의 미드필더들도 같이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데 이 상황에서 센터백이 전진하게 되면, 이미 측면에서 3vs2 상황이 만들어지고 측면까지 접근하기 굉장히 쉬워진다. 나겔스만은 꼬마의 측면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패턴으로 파악된다.

 

1-4-4-2 형태는 두 줄 수비 상황에서 간격을 맞추고 라인을 낮춘다면 수비라인과 3선 간격이 좁아지면서 공간이 최소화되는데 반대로 측면에서는 미드필더 1명을 밖으로 유인하고 윙어와 풀백을 상대로 센터백이 전진한다면 3vs2 상황에서는 뼈아프게도 파이널 써드까지 접근하기 원활해진다.

 

3명의 센터백 중 할스텐베르크와 클로스터만은 본래 풀백 포지션이기 때문에 풀백과 윙어의 움직임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두 선수의 전진하는 전술 이해하는 부분에 있어서 더 수월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