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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경기 분석/EPL

첼시가 후방에서 푸는 뚜렷한 패턴에서 번뜩였던 이유와 수비에서의 피드백

최근 첼시의 여러 경기들을 보다 보니 어느새 눈이 익은 장면들이 몇몇 보이기 시작했다. 벤 칠웰과 리스 제임스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부터 더 선명하게 보이는 장면들인데 첫 번째는 후방에서 풀어나오는 방식, 두 번째는 측면에서 만들어 나가는 상황들이다.
 
첫 번째 부터 보면 포터의 브라이튼에서 나왔던 상황들인지는 추측과 파악이 어렵지만 후방에서 의도적으로 투볼란치를 낮추면서 간격을 넓게 만들고 있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이전에도 이런 과정에서 공격수들이 밑으로 내려오다 보니 전방에는 공격 숫자가 부족해지거나 윙백들의 내려오는 움직임 때문에 중앙이나 측면에서 어떤 곳이든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상황이 좀 바뀌었다. 3-2 빌드업 형태에서 후방과 전방의 간격을 넓게 만들고 이에 파생되는 공간을 가운데 두 공격수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굉장히 많이 보였다. 이후 두 윙백도 내려가지 않다보니 적극적으로 앞으로 침투해 나가고 두 윙백이 들어가면서 속도로도 승부를 볼 수 있지만 가운데 있는 선수들도 대각선으로 빠지거나 사이 공간으로 빠지면서 계속 상대 수비수들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수비수들이 안 끌려 나온다면? 오히려 이 상황도 첼시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상황임을 뜻한다. 상대가 움직임에 대해 반응하지 않는다면 움직임의 결을 살려서 공격을 전개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후 측면에서 첼시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벤 칠웰과 리스 제임스의 공격력과 이해도가 굉장히 훌륭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맹목적인 크로스를 올리는게 아니라 움직임을 통해 파생된 공간도 볼 줄 알고 활용할 줄 알기에 측면에서의 패턴이 짧게 이루어지면서 상대한테 큰 타격감을 줄 수 있게 됐다. 이제 이 과정에서 첼시에게 필요한 점은 선수들이 풀백과 센터백 사이에서 볼을 받으려 하지말고 받고 넣어줄 수 있는 액션이 나오거나 차라리 아예 빠져주는 등 점유의 목적 보다 상대 진영에서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줄 알아야 한다.
 
수비 상황에서 포터는 이제 5-2 지역 수비 형태로 두는게 아니라 1-4-4-2 형태로 리스 제임스가 전진해 두 줄을 만드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어쩌면 하이브리드 전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역 수비일 때는 1-4-4-2 형태로 두 줄 상황에 상대 윙어의 움직임 따라 수비라인으로 아예 내려가 1-5-3-2 형태로 만들지 1-4-4-2가 그대로 유지될지가 달라지겠지만 어찌 됐든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고 타이트하게 수비하려는 의도로 바뀌었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 첼시가 실점한 마지막 장면에 대해 잠깐 언급하면 선수들이 교체로 들어오면서 수비 임무가 흐릿해진 감이 있었다. 선수들이 교체되고 아직 수비 전술이 완전히 입혀지지 못했기 때문인지 어수선한 감이 있었는데 두 번째 실점 과정에서 골킥 이후 리스 제임스가 왜 인지 모르겠지만 중원에 위치한 채로 모든 선수들이 볼만 본 체로 실점이 됐다. 물론 미들라인에서 체크하지 못한 점과 쿨리발리의 수비 과정에서 상대를 쉽게 본 감도 들기도 했기에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90분에 실점한 것으로 만들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