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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경기 분석] 파리와 뮌헨의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

19/20시즌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뮌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 결과는 0 1로 뮌헨의 진땀 승리지만, 경기 주도권과 내용을 봤을 때 뮌헨이 여러 측면에서 우위를 점했던 경기였다. 특히 양 팀에게 차이 났던 측면은 상대의 빌드 업을 저지할 때 나기 시작했으며 효과적으로 제어했느냐 못했냐의 차이가 주도권의 영향을 미쳤다


□ 양 팀의 선발 라인업

투헬은 마지막 경기에서 최근에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을 바탕으로 선발에 임했다. 그래서 베라티가 선발 라인업에 없었으며 음바페, 네이마르, 디 마리아를 활용한 공격 전개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었다. 중원에서는 에레라가 공격에 상대적으로 다른 미드필더 보다 더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플릭은 한 가지 변화를 주었다. 왕성한 활동량을 가진 페리시치 대신 코망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하였다. 이외에는 4강에 나왔던 라인업과 달라진 점이 없었으나 보아텡이 출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선발 라인업에 돌아왔지만 슐레와 교체되면서 부상으로 다시 나오게 되었다.


□ 양 팀의 압박

(1) 바이에른 뮌헨

뮌헨의 압박은 전방에서부터 조직적으로 밀어붙였다. PSG 선수들을 1vs 1 마크하는 방식이었으며 존 프레싱을 바탕으로 중앙과 측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며 후방 빌드 업을 훌륭하게 봉쇄하면서 뮌헨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왔다.

 

플릭은 매 경기마다 상대에 따라 압박 형태를 다르게 가져오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압박할 때 4명의 선수들을 필수적으로 활용하며 볼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는 압박하는 것은 물론 볼 소유자의 선택지도 같이 막아버리는 형태의 압박이었다.

 

뮌헨의 압박이 측면에서 진행되면 결국 볼을 뒤로 돌리면서 반대쪽으로 측면을 전환하는데 보통 압박을 구사하는 팀들이 전환을 시도해서 성공했을 때 라인 자체를 뒤로 무르고 수비 진영으로 돌아와 지역 수비 형태를 띠는 팀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뮌헨은 측면이 전환되어도 반대쪽에 있는 윙어와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이때 이전과 압박 상황에서 똑같이 4명이 또 압박하기 보다 3명의 선수들로 근거리 있는 선수들을 압박하는 형태였다.

 

한 가지 더 주목해 볼 뮌헨의 압박 특징은 반대편 윙어도 같이 중원으로 좁혀서 들어와 압박하는 포지셔닝을 보였는데, 이는 에레라나 파레데스를 수비라인에서 압박하지 않게 두면서 변수를 피하려는 포지셔닝으로 파악된다. 동시에 반대쪽 윙어들은 측면이 전환됐을 때 풀백으로 바로 압박하는 임무도 수행하는 선수들이다.

 

측면이 전환되는 과정 속에서 움직임이 중요했던 선수는 뮐러였다. 볼이 키퍼를 거쳐서 반대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키퍼와 비슷한 동선을 거치게 되는데 움직임 자체가 반대로 넘어갈 듯한 뉘앙스여서 바로 반대편으로 달려가 버리면 키퍼는 전환 과정 속에서 다시 돌아간다면 압박 시스템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뮐러가 반드시 다시 반대쪽으로 패스하지 못하도록 곡선으로 휘어 들어가는 움직임이 매우 중요했다.

 

(2) PSG의 압박

투헬은 1-4-1-4-1 형태로 수비 라인을 올려 존 프레싱으로 뮌헨의 후방 빌드 업을 방해하고자 하였다. PSG는 음바페, 네이마르, 디 마리아라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데 이들의 수비 가담 문제에 대한 딜레마가 보였다.

 

음바페와 디 마리아는 양쪽 측면에 위치하면서 풀백들의 움직임을 저지하는 수비 임무를 받았고, 네이마르는 앞쪽에서 상대 선수 1명을 압박해 들어가는 임무를 받았다. 디 마리아가 전진하면서 수비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때는 1-4-4-2 형태가 되면서 디 마리아와 네이마르가 센터백들을 압박하는 포지셔닝을 보였지만, 적극적인 가담보다는 포지셔닝에 따른 방해에 적절했다.

 

PSG의 압박은 1선에서 네이마르가 노이어를 압박하면서 노이어에게 주어진 선택지를 다른 선수들이 압박하는 형태였다. 디 마리아가 같이 올라갔기 때문에 자연스레 데이비스는 프리한 상황처럼 보이지만 켈러가 압박할 위치를 잡아가면서 올라가지만 매 순간 뮐러가 데이비스 근처에 위치했다가 데이비스가 간결한 터치 속에 압박을 풀어나갈 수 있게 만들면서 볼을 소유해 나아갔다. 코망도 같은 측면에 있기 때문에 속도전, 공간 선점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던 뮌헨이다.

 

전반전 중반에는 마르키뉴스가 넓게 수비 범위를 커버하면서 데이비스의 전진을 제어하였지만 뮐러의 움직임에 따라 중원 압박 구조가 흔들리다 보니 데이비스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에 대한 해결책이 시간이 흐를수록 무미건조해졌다.

 

결국 PSG의 압박은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까운 프레싱이었으며 투헬은 후반전에 1-4-3-3 형태로 1선 선수들에게 주어진 수비 몫은 더 줄이고 반격할 기회를 준비했다.


PSG의 실점 원인이자 가장 취약했던 부분

음바페와 디 마리아는 수비 라인이 높이 올라와 있을 때는 상대 풀백의 전진을 저지하려는 포지셔닝을 보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수비라인이 내려갈 때 문제였다. 1-4-1-4-1 시스템 구조상 윙어와 스트라이커가 수비 가담을 해주지 못한다면 포백과 미드필더 3명만 수비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데 측면에서 풀백 혼자 수비에 가담할 수 없으니 에레라와 파레데스의 수비 커버 범위는 자연스레 넓어져야 한다. 그러나 음바페나 디 마리아는 애매한 포지셔닝을 취하면서 측면을 풀백 혼자 커버하거나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할 기회를 만들어줬다.

 

고레츠카와 키미히는 4강이나 8강전 때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 보다는 상대의 취약한 지역이 발생했을 때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들이 많았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좋았다. 파레데스가 위치한 측면에서 고레츠카가 전진하면 기본적으로 수적으로 완전히 불리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동시에 음바페가 키미히를 놓쳐버린다면 측면에 있는 키미히는 완전히 프리 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전반전에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후반전에 음바페와 디 마리아가 수비 가담 비중을 더 줄게 되면서 PSG의 수비라인과 3선 사이에 좁은 공간을 유지하며 레반도프스키와 뮐러의 영향력을 줄여야 하는 동시에 측면까지 커버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결국 앞서 언급했던 위치는 뮌헨이 후반전에 키미히를 더 전진시켜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둔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이번 경기에서 3명의 환상적인 선수가 있으나 이들의 수비 가담을 덜어내기 위해 다른 선수들이 가져야 할 수비 몫이나 커버 범위, 부담감은 컸으리라 생각한다. 수비에 대한 임무가 덜어졌다면 공격진들은 그만큼 결과로 보여줘야 했지만 그러지 못하였고 이 세 명의 선수가 공존하길 원한다면 누군가는 수비 가담을 더 높이거나 전방에서 더 적극적으로 상대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제어할 필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