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르샤와 스페인 성인 국가대표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과거 1-4-3-3 포메이션을 떠나 1-4-2-3-1을 비롯해 1-4-2-4 포메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 쿠만과 엔리케가 기존 포메이션을 두고 새롭게 변화된 선수들을 통해 보이는 방식인데,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들을 담겨있지만, 한편으론 큰 리스크를 담고 있다.
□ 공격과 수비 상황
스페인은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공격 상황에서 1-4-2-3-1 모습이 나왔다. 다니 올모를 2선 중앙에 두면서 창의적인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공격 상황에서는 올모가 오른쪽 후방부터 2선까지 지역을 커버하는 모습이었고 메리노와 부스케츠가 간격을 올모가 후방으로 내려오지 않을 수 있도록 커버하는 모습이었지만, 히트맵을 자세히 보면 두 선수가 왼쪽에 더 집중된 움직임이었다.
두 선수가 같은 왼쪽에서 움직였다면 스페인이 왼쪽으로 편향된 공격 전개를 보였다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올모는 오른쪽에 집중된 점도 생각해봤을 때 편향된 공격 전개라고 생각하기에는 어렵다.
한편, 수비 상황을 보면 굉장히 특이하다. 이는 쿠만의 바르샤도 비슷한 면이 있는데, 1-4-2-4 또는 1-4-2-3-1로 압박하는 모습이다. 사실 바르샤는 1-4-2-3-1 모습이지만 스페인은 1-4-2-4에 가깝게 올모가 높은 지점까지 압박하면서 올라가고 순식간에 오야르사발과 투톱처럼 움직인다. 또한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는 양쪽 측면에 위치해 있는 센터백 2명을 압박하는 방식이다.
팀이 전방 압박하면, 선수들이 전진하고 간격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부스케츠, 메리노도 같이 올라가는데, 문제는 다음부터다.
□ 스페인이 감수해야 할 전술적 리스크
스페인의 1-4-2-4 압박 형태를 확인했을 때 엔리케가 스위스가 4백으로 나올 것을 예측하고 세운 압박 대형인가를 의심했지만 지난 스위스 경기들을 봤을 때 여러 차례 3백으로 나오면서 엔리케가 오히려 3백을 제어하려는 의도를 파악했다.
보통 1-4-2-4 포메이션이 압박 대형을 갖추고 전진한다면 상대의 4백을 제어하려는 의도를 가진 경우가 많지만 엔리케는 오히려 4명의 공격진이 3명의 수비수와 쟈카의 움직임을 제어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스위스의 공격 상황에서 한 가지 특징을 볼 수 있는 점은 후방 빌드업 상황 시 오른쪽 센터백이 조금 더 전진해서 풀백처럼 보이는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점이다. 즉, 이는 스위스가 오른쪽 측면을 전진해서 공격하려는 의도를 볼 수 있는 점이다.
엔리케는 그래서 스위스가 오른쪽 측면이 전진되어 있는 전술적 성향을 파악해 파티가 센터백을 제어할 수 있게 만들면서 올모는 쟈카를 따라다니면서 후방 빌드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분명 훌륭한 제어 방식이었다. 실제로 이를 통해 결승골이 나왔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최근 리버풀의 1-4-3-3 전진 압박, K리그로 돌아보면 8월~9월 때 보였던 전북의 1-4-2-4 압박은 수비 상황에서 전진을 확실하게 제어하지 못한다면 후방에서는 큰 고비를 맞이해야만 했다. 이는 당연하다. 후방이 안정적이려면 전방에서 폭넓은 수비 가담과 전방에서 상대 흐름을 끊어 내야 후방은 그만큼 편안해진다.
이에 대해 생각해봤을 때 경기에서 나온 스페인의 3선은 메리노와 부스케츠인데, 이들도 압박 상황에서는 상대 미드필더를 압박하기 위해 전진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센터백들이 넓은 공간을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중앙 수비수들의 수비 부담은 매우 커지게 된다. 물론 스페인에는 발 빠르고 훌륭한 판단력을 가진 라모스가 있다.
심지어 라모스는 과거 소속팀에서 마르셀루가 높게 전진하면서 이전부터 넓은 수비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이다. 그러나 넓은 수비를 어느 정도 커버해 주지 못하는 파트너가 나온다면 스페인이 경기 주도권을 가져가기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다.
더 나아가 부스케츠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상대가 압박을 피하려면 자연스레 측면으로 전환하면서 속도로 경쟁하는데 이때부터 센터백들의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하지만 미드필더에서는 얼만큼 수비라인이 상대 공격진에게 노출이 덜 되느냐가 중요해진다. 쉽게 말해 ‘얼만큼 빠르게 다시 수비 라인을 도와줄 수 있느냐?’이다.
과거부터 상대가 속도로 마음먹고 측면을 활용한 공격한다면 우려되는 것이 부스케츠인데 전진하면서 다시 돌아오는 속도는 여전히 불안하다. 바르샤와 스페인이 반드시 부스케츠를 두고 직면하게 될 상황인데, 바르샤는 현재 상황이 팀 상황을 고려해 어쩔 수 없지만 스페인은 현시점에서 부스케츠를 두고 냉철하게 내칠지 안고 갈지를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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