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경기 분석/유럽 챔피언스리그

[김현우의 경기 분석] 뮌헨의 압박과 측면을 대처하지 못한 세티엔

김펠레 2020. 8. 16. 16:45

 

바르샤와 뮌헨의 경기는 많은 축구 팬들이 기대하는 매치 중 하나였을 것이다. 이번 시즌 세티엔 감독을 필두로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바르샤는 감독과 선수 사이의 불협화음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뮌헨은 리그에서는 우승하였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두 팀 간의 대결은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했으나 결과로 봤을 때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세티엔

세티엔은 1-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경기 운영을 준비했다. 수아레스와 메시를 전방에 투톱으로 두고 두 선수의 수비 영향력을 최대한 낮춰 공격에 몰두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 또한 비달과 로베르트가 윙어로 나왔는데 비달은 후반전에 그리즈만이 투입되고 나서도 위치만 바꿔 윙어로 활약했다.

 

플릭은 코망이 나오지 못하면서 페리시치를 선발로 두면서 양쪽 윙어들이 양발에 능하면서 스피드가 빠른 선수를 내세우면서 전체적인 선발 라인업을 봤을 때도 기동력을 앞세운 속도감을 내세울 것이 파악되었다. 한편, 수비라인에는 알라바가 센터백으로 선발로 들어오면서 왼쪽에서 데이비스와 알라바가 동시에 선발되면서 알라바가 데이비스의 수비 차원이나 공격 상황에서 오버래핑으로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를 골고루 공간을 체울 수 있는 포지셔닝이었다.


□ 세티엔의 수비 의도는 중원에 포인트를 두었지만 그는 결국 틀렸다.

세티엔은 수비 상황에서 변칙을 두지 않은 1-4-4-2 형태로 중원을 압박하는 포지셔닝을 보였다. 앞서 첫 문단에서 언급한 데로 수아레스와 메시가 최전방에서 수비 가담을 최소화시키는 목적으로 투톱이 되어 그리즈만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중원을 대상으로 지역 수비를 펼쳤던 바르샤이기 때문에 넓게 경기를 운영하며 윙백(키미히, 데이비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뮌헨에게는 바르샤를 공략하기 좋은 수비 형태였다. 비달과 로베르트도 측면을 견제하는 포지셔닝이 아니라 중원에서 볼이 공급되는 루트를 최소화하려는 포지셔닝에 더 가까웠다. 뮌헨의 페리시치와 그냐브리, 레반도프스키, 뮐러는 주로 안쪽에서 좁혀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 4명을 견제하기 위한 중원 지역 수비로 판단되어 중원을 압박하는 형태였다고 판단된다.

 

한편, 뮌헨은 1-4-2-3-1 포메이션이 스타팅 라인업이었지만 경기 운영은 1-3-3-4에 가까웠다. 티아고가 센터백에 일원이 되면서 후방부터 수적 우위로 빌드업 하기 수월한 구도가 되었다. 이후 고레츠카는 후방과 전방을 연결해 주는 링커 같은 역할이었으며, 고레츠카가 전진하면서 티아고가 센터백에서 전진하는 움직임을 주로 보였다. 플릭의 전술적 의도는 주로 중원에 많은 포지셔닝을 두지만 측면에 위치한 윙백을 활용해 바르샤 수비 진영을 넓게 벌리게 만든 틈에 1선과 2선 선수들이 넓어진 간격의 틈을 활용려는 의도였다.

 

측면 전환 또는 바르샤의 공격 흐름을 끊어 냈을 때에는 페리시치가 전방에서 측면으로 넓게 벌려 데이비스는 안쪽으로 좁혀 들어갈 수 있는 언더래핑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두 선수가 움직이는 움직임이 달라 바르샤의 수비진도 굉장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세티엔에게 시간이 흐를수록 주어졌던 과제는 뮌헨이 측면을 활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주어진 과제였다. 1-4-4-2 형태는 수비라인을 낮추고 중원과 수비라인 사이를 좁히게 되면 2선 선수들이 가운데서 활동하기 어려운 포메이션이다. 만약 세티엔의 바르샤가 계획한 공격 패턴이 역습 패턴이었다면 수비라인을 낮추고 2선 공간을 최소화하며 뮌헨의 윙백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하나 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바르샤의 색깔과 정반대의 해결책이지만 놓인 현실과 주어진 판을 봐야 했다.


□ 바르샤의 후방까지 제어했던 뮌헨의 압박

후방 빌드업부터 전방 압박까지 이번 경기에서는 뮌헨이 바르샤의 모든 부분을 제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릭은 전방 압박으로 바르샤의 후방 빌드 업을 일부분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필자가 일부분이라고 표현한 것은 바르샤에게도 압박을 풀어낼 수 있는 실마리는 분명 존재했으며 여러 차례 우여곡절 끝에 풀어냈기 때문에 일부분이라 표현했다.

 

뮌헨은 레반도프스키부터 페리시치, 그냐브리, 뮐러를 기반으로 한 사각형이 형성되게 끔 포지셔닝을 잡고 레반도프스키는 슈테켄을 압박하며 페리시치와 그냐브리는 바르샤의 2명의 센터백을 압박하는 포지셔닝을 가져가며 뮐러가 부스케츠를 압박하면서 4명의 후방 빌드업에 중요한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압박했다. 더용과 로베르트도 같이 압박하며 오른쪽 풀백도 압박하는 구도였다.

 

플릭이 계획한 압박은 후방을 철저하게 제어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나 문제가 있었다. 바르샤는 공격 상황에서 1-4-4-2 다이아몬드 형태 포메이션을 보였다. 메시가 2선 중앙에 포지셔닝 하며, 비달과 수아레스가 투톱처럼 위치하는데 비달이 왼쪽 측면에 넓게 위치하고 수아레스가 중앙에 위치하다 보니 키미히는 알바를 같이 압박하기에 후방에 메시가 있기에 1vs 1 방식 마킹을 두기에 어려운 상황이었다. 때문에 키미히가 비달을 압박하는 대형이 완성되었다.

 

바르샤가 이 압박 대형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던 부분은 알바가 위치한 측면이었다. 뮌헨은 함부로 오른쪽을 압박하기 위해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알바만 혼자 프리한 상황이었는데 슈테켄이 여러 차례 알바를 두고 어려운 빌드업 길을 선택하며 위기 상황을 더 초래했다.

 

바르샤의 공격 패턴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났던 부분 중 하나가 세메두가 위치한 측면을 메시와 이타적인 플레이로 경기장의 절반에 조금 더 넘어왔을 때 측면 전환하는 패턴이었는데 이 패턴을 알바가 위치한 측면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전반전에 방심한 뮌헨 수비진이었다면 오히려 더 해볼 만한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