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경기 분석/EPL

[김현우의 경기 분석] 첼시의 ‘1-4-2-3-1’과 ‘1-4-3-3’의 차이

김펠레 2020. 11. 3. 20:52

램파드는 크라스노다르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스타팅 포메이션을 1-4-2-3-1로 시작해 약 70분에 1-4-3-3으로 바꾸고 3점을 더 득점하면서 경기를 4점 차 스코어로 완승을 거두었다. 램파드는 올 시즌 공격진에 많은 영입을 통해 1-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고자 하지만 전체적인 공격진들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1-4-3-3 포메이션에 대해 실마리가 잡히고 있다. 실제로 크라스노다르전 이후 번리전에서 1-4-3-3 포메이션을 가동했을 때는 완승을 거두었다.

 


□ ‘1-4-2-3-1’와 ‘1-4-3-3’

첼시의 스타팅 포메이션은 앞서 언급했듯이 1-4-2-3-1 이었다. 앞서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바클리, 치크를 임대 보내면서 올 시즌 2명의 미드필더로 활용할 계획으로 보여 1-4-2-3-1의 꾸준하게 활용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래서 캉테, 코바치치, 조르지뉴가 번갈아 가며 짝으로 나오고 마운트와 하베르츠는 2선에 기용되어 나왔다. 이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코바치치 조르지뉴의 중원 조합이 하베르츠의 뒤를 지키는 포메이션이었다.

 

반대로 첼시가 후반전에 캉테, 마운트, 퓰리시치를 투입시키면서 1-4-3-3 포메이션을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하베르츠와 마운트가 왼쪽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오면서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원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했고 경기를 완승으로 끝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 처음에 나온 첼시의 1-4-2-3-1

첼시는 후방에서 백4라인 앞에 코바치치 조르지뉴가 위치하면서 하베르츠가 2선 중앙에 위치하는 형태로 후방 빌드업 포지셔닝을 가져갔다. 조르지뉴는 후방에서 볼을 배급하고 코바치치는 볼을 소유한 체로 전진해 올라가면서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후방 빌드업에서 투 볼란테로 포지셔닝을 잡다가 올라가 역삼각형으로 보이는 첼시의 빌드업 형태를 보였다. 그러나 중원에서 중심을 잡는 선수이기 때문에 2선까지 올라가지는 못했다.

 

한편, 하베르츠도 내려갔다 올라가면서 후방 빌드업에 도움을 줬지만, 2선 중앙에 위치하면서 3선과 수비라인 사이 또는 3선과 가까운 위치에서 볼을 받으면서 위험한 지역에서 공격을 풀어주는 역할이었다. 이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 속에 베르너가 자유롭게 밑으로 내려가 움직이면서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도울 때는 오도이나 하베르츠가 베르너가 공백으로 만든 공간을 활용해야 했다.

 

첼시 선수들의 움직임을 봤을 때 하베르츠가 밑으로 자주 내려오면서 1-4-3-3 같지만, 첼시의 중원의 초점은 2명의 미드필더가 중원을 지키면서 1명의 선수가 2선과 공격수에게 볼을 공급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1-4-2-3-1의 유연한 전술 운영이었다.

 

빌드업 과정에서 베르너는 밑으로 내려오고 지예흐가 안쪽으로 좁혀 세밀한 볼 전개에 도움을 주거나 반대쪽 측면 전환하는 패스를 많이 보였는데, 공격 상황에서의 첼시 공격진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난해한 움직임을 보였다.

 

베르너가 밑으로 내려와 폭넓게 움직이면서 오도이나 하베르츠가 전방의 공간을 채워 활용해야 하는데 베르너가 밑으로 내려올 때 하베르츠가 같이 밑에 위치하면서 충돌하거나 오도이가 측면에서 시작점을 잡아 전진하다 보니 왼쪽에서 공격 전개할 때 벤 칠웰의 선택지가 후방 또는 중원으로 줄 수밖에 없는 상황 등 변칙적인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의 혼란을 주려는 점은 충분히 이해됐으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오히려 공격진들끼리 혼란스러운 포지셔닝이었다.


□ 첼시의 바뀐 1-4-3-3 포메이션

첼시는 70분대에 캉테, 마운트, 퓰리시치를 투입시키면서 포메이션을 1-4-3-3으로 바꾸고 경기를 운영했다. 램파드의 포메이션 변경 의도는 난해해진 선수들의 포지셔닝을 바로잡기 위해서이다. 캉테를 수비라인을 보호하게 두면서 동시에 후방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두면서 마운트와 하베르츠를 미드필더로 두는 변화를 시켰다.

 

첼시의 변화된 포메이션에는 하베르츠와 지예흐의 움직임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었다. 두 선수다 오른쪽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누비는 포지셔닝을 보였는데 두 선수의 위치가 지속적으로 스위칭 하면서 상대 수비에게는 혼란을 주는 동시에 질 좋은 패스를 보이면서 반대쪽 측면에 있는 퓰리시치가 볼을 확실히 마무리하거나 다시 베르너에게 공급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볼 수 있었다.

 

또 다르게 주목해 볼 점은 두 공격형 미드필더(마운트, 하베르츠)가 측면으로 같이 움직이면서 베르너는 반대쪽 측면 하프 스페이스를 점유하는 동시에 퓰리시치는 측면보다는 뒤에서 미드필더가 있어야 할 공간을 커버하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선수들의 유연한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한편, 베르너는 전반전에 후방으로 자주 내려와 폭넓게 빌드업에 관여하면서 펄스 나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포메이션이 바뀌면서 내려오는 빈도는 줄었지만 후방으로 연쇄적인 움직임으로 생기는 비어있는 공간에 들어가면서 공격의 시너지 효과를 보이는 공격 움직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