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경기 분석/EPL
펩이 리버풀에게 치명타를 날릴 수 있게 활용된 ‘Zone 5와 Zone 10’
김펠레
2023. 4. 3. 19:23
이 두 팀의 경기는 언제나 치열하고 결과도 치열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면서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항상 변칙적인 움직임을 자주 보이고 상대의 후방 빌드업을 어떻게 제어할지를 두 감독이 고민하는게 경기장에서도 많이 묻어 나오는데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두 감독 모두 1-4-2-3-1 수비 형태를 꺼내면서 빌드업을 제어하려고 하는 1차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상 펩이 판정승을 거둔 셈이었다. 리버풀은 1-4-2-3-1 형태에서 살라와 학포가 지속적으로 스위칭하면서 1명은 센터백, 1명은 CDM을 견제하면서 가운데 있는 선수와 리버풀이 2선에 위치한 공간에서 상대 접근을 어렵게 만들었지만 오히려 공격형 미드필더의 수적 부족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특히 살라와 학포는 로드리와 존 스톤스를 등 지고 센터백에게 압박하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고 CDM을 견제할 때도 등을 내주는 상황들이 많았기 때문에 맨시티 미드필더들이 사이 공간에만 위치하면 쉽게 압박을 풀 수 있었다.
또 귄도안과 KDB는 하프 스페이스에 볼이 들어오기 보다 지속적으로 zone5와 10으로 나오면서 헨더슨과 파비뉴가 수비할 때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로버트슨의 점프 해서 견제하는 방식과 아놀드의 1v1 수비는 빠른 타이밍 속에 상대를 차단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비라인 앞 공간은 쉽게 오픈되고 반대발로 치고 들어오는데 능숙한 그릴리쉬와 마레즈가 활약하기 너무 좋은 환경들이 세팅되었다.
또 리버풀의 지역 수비를 영상 내에서 짚지 않았지만 지역 수비 상황에서는 4-2 형태가 만들어졌는데 헨더슨이 사이드 쪽으로 끌려 나오면서 투볼란치 사이 간격이 넓어지면서 리버풀의 실점은 꽤 굴욕적이었다.
리버풀의 지역 수비를 보면서 느껴졌던 점은 마치 지역 수비 형태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라인을 낮추고 수비하고 지역 수비일 때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임무가 선수와 감독 사이의 세팅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맨시티의 4-2-3-1 수비 형태는 굉장히 큰 리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리버풀의 공격진들과 다르게 맨시티 공격진들은 최소한 어느 지역에서 확실하게 제어할지가 명확했고 명확한 만큼 풀백들은 리버풀이 측면을 통해 풀어나오고자 한다면 과감하게 점프해서 묻어버리는게 가장 중요했다.
만약 묻어버리는 과정에서 리버풀이 풀려나오거나 리버풀이 다시 리턴 패스를 내줄 때는 맨시티의 인터라인 갭이 굉장히 넓어지기 때문에 리버풀의 첫 번째 득점 상황과 같이 살라가 빠르게 침투하면서 득점할 수 있는 간격이 발생될 수 있었다.
살라가 침투하는 상황에서 디아스나 다른 수비수들의 커버도 중요하겠지만 1차 수비 목표를 이루는게 맨시티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