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경기 분석] 리버풀을 상대했던 리즈의 전술
비엘사는 EPL에서의 첫 경기를 리버풀을 맞이했다. 결과는 3득점을 만들었지만 4실점 하며 리버풀에게 패했다. 그러나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리즈의 경기력은 많은 팬들에게 인상 깊은 모습을 남겼다. 비엘사는 본인의 철학을 그대로 담아 클롭의 리버풀을 압박으로 억제하면서 오히려 리버풀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비엘사가 본보기로 보여준 경기였다.
□ 리버풀을 당황하게 만드는 리즈의 맨마킹 압박 방식
비엘사는 리버풀을 맨마킹 방식으로 제어하기 시작했다. 공격수 1명만 경기장에서 활용하기 때문에 뱀포드는 측면으로 몰아넣는 압박 시작점을 시작으로 나머지 선수들을 1v1씩 후방부터 마크하기 시작했다. 이 압박의 시스템은 개인과 개인이 1v1로 붙으면서 후방에서 볼이 공급될 때도 방해하지만 공격진에서 볼을 받을 때 뒤로 돌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압박하는 대상을 보면 포지션별로 충돌하는 상대 선수가 있다. 예를 들면 아일링과 댈러스의 압박 대상은 마네와 살라가 되는 것이다. 이 방식대로 라면 코스타 – 로버트슨, 해리슨 – 아놀드 등 이런 방식으로 1v1 맨 마킹을 심어두었다.
비엘사가 언급한 방식이 아닌 특정 선수만 맨 마킹을 심어놨다면 공간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텐데 상대를 지정해 주고 위치가 반전되지 않는 이상 계속 끝까지 쫓아가는 수비 방식이었다. 그래서 리버풀은 굉장히 당황한 눈치였고 리즈는 상대의 공을 뺐는 게 의도가 아니라 단순히 뒤만 못 돌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체력적인 요소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는 없었다.
비엘사의 압박에서 유일하게 리버풀이 기회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공격 전개가 측면으로 몰릴 경우 반대쪽 측면도같이 이동하기 때문에 반대쪽 측면으로 전환하는 패턴도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마네나 살라의 탈압박에 의한 개인을 의존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압박을 풀어내서 전진한다면 그 공간부터 1v1 싸움이 아닌 1v2 싸움이 되기 때문에 맨마킹 방식이 굉장히 불리해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리즈 선수들이 볼을 뺐겨 무리해서 볼을 아웃시키거나 무리한 태클들이 나온 이유다.
□ 리즈의 공격 패턴
- 필립스와 왼쪽 측면 활용
수비 외에도 리즈는 공격 부문에서도 화제가 됐다. 공격 상황에서는 1-4-1-4-1 포메이션을 유지했는데, 필립스와 에르난데스 – 클리츠의 간격 차이가 넓은 편이었다. 그만큼 에르난데스와 클리츠는 전방에 많은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보였고 필립스는 센터백과 함꼐 수비라인 앞에서 후방 빌드 업을 책임지는 원볼란테(1명의 미드필더만 수비라인 앞에 있는 것을 의미) 형태로 빌드 업을 이끌어 나갔다.
리즈는 역습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필립스를 두고 지공 상황을 빌드업 하지 않고 필립스를 공격 전개가 측면으로 이동될 시 측면으로 이동해 풀백, 센터백, 필립스를 중심으로 수적으로 불리하지 않을 상황을 만들고 빠르게 반대쪽 측면으로 롱 볼로 전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특히 이 과정 속에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전환하는 롱 볼 패스가 많았으며 이는 리즈가 왼쪽 측면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리즈가 왼쪽 측면으로 전환할 때 자연스레 리버풀 1선 압박을 피하는 동시에 반대쪽 측면에서 수적으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어서 해리슨이 직선으로 뛸 수 있게 전진 패스를 하거나 에르난데스와 클리츠가 왼쪽 측면에서 같이 활용할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어진다.
-리버풀의 문제의 오른쪽 측면
리버풀의 오른쪽 측면은 이번 경기에서 시종일관 경기 흐름의 발목을 잡는 측면이었다. 비교적 수비에 약한 아놀드와 조 고메즈가 있는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리버풀은 아놀드와 로버트슨이 높게 오버래핑하는 풀백인데 풀백이 오버래핑하면서 수비 커버 범위가 넓어지는 선수는 센터백이다. 그래서 반 다이크와 고메즈는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하는데 고메즈가 커버하는 범위가 넓어지다 보니 반 다이크와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리즈가 공략하기 가장 좋은 공간이 되었다.
반 다이크 – 고메즈 간격이 넓게 만들기 위해 클리츠, 에르난데스도 간격을 굉장히 좁히면서 삼자 패스를 활용해 간격을 넓게 만들고 그 틈으로 침투하는 패턴을 자주 선보였었다. 리즈의 3번째 득점에도 나오지만 리즈 선수들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도 고메즈가 커버하기 힘들게 2명의 선수가 붙으면서 후반전에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클리츠, 에르난데스의 히트맵을 보면 두 선수가 왼쪽 측면이 오른쪽 측면보다 많은 움직임을 보였다는 히트맵이다. 보통 3명의 미드필더를 운영하면 수비형 미드필더와 왼쪽, 오른쪽으로 배치되는 미드필더 구조로 경기를 운영하는데, 이 히트맵은 리즈가 왼쪽 측면을 활용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히트맵이다.
결과적으로 클롭은 리즈를 상대로 압박 시작점을 낮출 생각도 없었고 수비 라인을 높게 끌어올렸기 때문에 감수하던 리스크가 터져버린 셈이었다. 앞으로 긴 시즌이 될 텐데 여러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